“담배 한 개비가 적당히 가늘고 긴데, 복숭아 냄새가 연하게 난다. 그것에 불을 붙이지 않고 냄새를
맡았다. 어떤 날에는 불을 붙이고 길게 빨았다. 빈 것을 채우는 느낌이 좋았다.”
(『담배 냄새를 맡는 밤에』 중)
“밤에”는 일몰 뒤 일출 이전의 시간 사이에 일어나는 것들을 모은 총서입니다. 읽다 잠들면 기분 좋은 단잠을 자게될 글을 10명의 작가들이 적었습니다. 푹신한 밤, 아득한 밤, 외로운 밤, 무수한 밤, 늙는 밤, 감당하는 밤, 타인의 밤, 필연적인 밤, 기다리는 밤, 그리운 밤들이 모여 누군가의 긴 밤을 채우길 바라면서요. 밤 잠을 설치며 보는 화면 대신 읽을 수 있는 수첩만한 크기의 책입니다.
서한나 · 대전페미니스트문화기획자그룹 BOSHU에서 활동한다. 친구들과 함께 『피리 부는 여자들』을 만들었고, 혼자 『사랑의 은어』를 썼다. 한겨레신문에 『서울 말고』 칼럼을 연재한다.
잠이 많은데 잠이 안 와서 걱정한다. 정오쯤 커피를 마시고 오후에 운동을 하고 저녁에 좀 걸으면
그런대로 잘 수 있다. 늦은 밤, 나를 환장하게 하는 책을 만나지만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