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BOOKS
  2. 전체 보기

[3차 입고] 70년대 잡지광고

(해외배송 가능상품) 품절


70년대 잡지광고
프로파간다 프레스

압축성장 시대의 잡지광고 600편

 70년대 한국의 잡지 매체에 실린 광고 600여편을 아카이빙한 책이다. 이들 잡지광고는 본격적인 상품 소비 시대를 연 1970년대 대한민국 초상의 일부이자, 우리나라 시각 문화의 원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하나의 단서이기도 하다.

한국의 70년대를 단적으로 묘사하는 단어는 단연 ‘압축’이다. 말 그대로 수십 년 혹은 수백 년 동안 이뤄질 사회 변화가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변화한 시기였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가 그러했다. 당연하게도 70년대 잡지광고는 이러한 사회 지각변동의 결과를 숨김없이 보여 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여성은 아름다워졌고, 살림은 풍요로워졌으며, 가족은 행복해졌다. 광고는 새롭게 등장한 중산층 소비자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강조한다.

70년대 소비자들이 윤택한 생활을 위해 필요했던 신제품은 무엇이었는지, 광고가 산업화되기 시작한 70년대 광고 제작자들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하여 어떻게 광고를 ‘전략적으로’ 차별화하려 했는지,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어떠한 ‘첨단’ 언어와 이미지로 소구하려 했는지, 70년대 잡지광고에 이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시각문화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70년대 잡지광고를 바라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70년대 잡지광고는 당시 ‘산업미술’이라고 불리던 그래픽디자인의 지배적인 유형 중 하나였으므로 이 광고들을 통해 한국의 현대 시각물의 원류를 탐구할 수 있는 리소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이 책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한 편의 광고에는 사회의 경제 조건은 물론 동시대인의 미의식과 가치관이 담겨있다. 70년대 잡지광고 600여편을 아카이빙한 이 책은 시각 자료의 아카이빙 전통이 희박한 우리 환경에서 70년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것이다.

 ///

 (책 속에서)

 한국의 70년대는 ‘신제품’의 시대였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는 언제나 ‘신제품’으로 둘러싸여 있으므로 이런 수식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산업사회로의 기틀을 마련하고 수출 총력전과 함께 회사들이 내수시장을 향해 돌진하던 70년대에는 한국을 묘사하는 중요한 키워드일 것이다. 텔레비전, 냉장고로 대표할 수 있는 내구 소비재를 비롯해 의류와 신발과 같은 잡화류, 식음료, 화장품, 제약류, 가정용품 등 모든 업종에 걸쳐 엄청난 신제품이 쏟아졌다. 60~70년대 한국 경제는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을 해외에 내다 파는 수출지상주의 경제였지만,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 여력을 갖춘 중산층이 생겨남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신상품을 촉진하기 위한 광고 활동이 급격히 늘어난다.

신제품은 소비자의 생활양식의 변화를 상징하는 성격을 갖는다. 가령, 70년대 대도시에 입식 주방이 도입되면서 ‘아름답고 깨끗함의 상징’인 싱크대 관련 신제품이 70년대 중반 이후 쏟아졌다. ‘젊음의 향기 가득한’ 샴푸도 70년대 소비자에게 ‘빛나는 첫 경험’을 선사한다.

‘아랫배의 나옴을 막아주는’ 수많은 여성 내의류 신제품도 70년대 광고의 주요 품목이다.

신제품들은 ‘고지(告知)’에 전념했다. 상품 이름과 기능상의 장점을 직접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공급자 시장이란 성격이 여전히 강했고, 품질 위주의 경쟁을 펼치던 70년대 광고의 전형이 바로 이 고지 광고이다. 가령, 냉장고 광고에서 ‘냉동시대를 여는 7가지 새 기술’을 강조하거나 ‘자연주의를 위한 5단 독립설계’를 내세워 기술의 우의를 강조하는 따위의 광고이다.

이 시기 신제품 광고는 또한 ‘교육’과 ‘계몽’에도 힘을 쏟았다. 변화하는 생활양식의 흐름 속에서 이 제품이 왜 필수적인지를 알리기 위해선 소비자 교육이라는 기능을 하는 광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댁의 화장실에 부드러운 규격 화장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 ‘왜, 구라파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타입의 생리대인가’를 설명하는 광고 따위가 그렇다.

화장품, 청량음료, 패션 따위의 업종에서 상표의 심상을 파는 초보적인 유형의 ‘이미지’ 광고 유형이 등장한 것도 70년대 잡지광고이다. 상품 고유의 기능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상품 광고가 취하는 이 전략은 당대 소비자의 미의식과 가치관을 겨냥해 매혹적인 언어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다소 전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당시, 가령 화장품을 촉진하기 위해 내놓은 여러 유형의 광고 문안들은 이른바 ‘소프트 세일’을 위한 최첨단 언어 감각이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1968년 한국에 진출한 코카콜라의 광고 캠페인은 당시 한국 광고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전환기적 캠페인으로 평가받는다. 신인섭에 의하면 코카콜라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정한 컨셉트에 따라 동일한 테마를 가지고 계절에 따라 표현을 바꾸어 가며 광고 활동을 전개했다.

“It’s the real thing”이란 슬로건은 ‘오직 그것뿐!’으로 번역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작 광고는 계절의 풍미를 만끽하는 대한민국 청춘남녀들의 ‘약동하는’ 모습이다.

172*248mm
664페이지

[3차 입고] 70년대 잡지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