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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유수

한 프랑스 작가가 쓴 어린왕자라는 소설에서 사막에 막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는 5번째 그림에 가서야 의뢰인인 어린왕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그림을 그려내는 데 성공한다.

한 곳에서 다른곳으로 가는 약도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면 비로소 그림 그리는 사람처럼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단번에 이해가 가능한 약도를 그려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수많은 약도를 그려본 뒤에야 어떠한 (발전의 여지는 있지만) 쓸만한 약도를 그려내게 된다. 두 경우 모두 자연스러운 방법이고 한 사람 안에는 이러한 두 가지 방법이 모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해되어져감의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타인이 과정에 개입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는 것이 때로는 흥미로운 작업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과일 가게에서는 딸기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지닌 딸기들을 보게 되지만 실제 딸기밭에서는 과일 가게에서 볼 수 없는 다른 모습들의 딸기들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보는 것은 그런 딸기밭을 보는 행위에 가까운 것일 수도 있다.

두개골은 22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220장의 두개골 습작들을 엮은 책.

4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