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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망가 THE GREAT MANGA
강상준
로그프레스

(책 소개) 
방대한 스펙트럼의 일본만화 가운데 선별해낸 ‘위대한’ 32작품의 치밀하고 섬세한 가이드!

이 책은 한국의 만화 전문웹진 ‘에이코믹스’에서 인기리에 연재한 코너 ‘강상준의 불가항력 만화방’에 소개된 일본만화 32편에 대한 칼럼을 엮은 것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인 강상준이 2013년 타계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저서 <위대한 영화>를 벤치마킹한 책이기도 하다. 고전영화를 작품별로 정리한 그의 평생의 작업과 마찬가지로 ‘위대한 망가’를 선별, 각각의 작품을 면밀히 들여다봄으로써 예술작품으로서의 만화를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냈다. 수많은 만화 중 굳이 망가(漫画), 즉 일본만화로 한정한 이유는 영화에 있어 할리우드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일본만화의 방대한 스펙트럼에서 우선 물꼬를 트기 위함이다. <위대한 망가>는 앞으로 이어질 ‘위대한 만화’ 시리즈의 첨병으로서 로저 에버트의 <위대한 영화> 시리즈 못지않은 위상을 공고히 다져나갈 예정이다.


(저자 소개)
강상준
1980년생.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신문방송학과 졸업. DVD2.0, FILM2.0, iMBC, BRUT 등의 매체에서 줄곧 기자로 활동하면서 영화, 만화, 장르소설, 방송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쓰며 먹고 살았다. 인터뷰집 <매거진 컬처> <젊은 목수들>을 공저했으며, <공포영화 서바이벌 핸드북>을 번역했고, <좀비사전> <탐정사전>을 기획, 편집했다. 언제나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연연했으며 앞으로도 종신토록 그렇게 살 예정. 현재는 프리랜스 라이터 겸 프리랜스 편집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목차)
추천의 글
책을 펴내며

강철의 연금술사
겁쟁이 페달
기생수
내 집으로 와요
도로헤도로
두더지
러프
리얼
마녀
모래돌이
무한의 주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바쿠만
베르세르크
불새
사채꾼 우시지마
3월의 라이온
소라닌
소용돌이
아이 앰 어 히어로
요츠바랑!
우주형제
워아웃
원피스
인어 시리즈
자학의 시
지뢰진
커피 한 잔 더
플루토
하나오
헤븐?
헬싱

찾아보기


(책을 펴내며) 
“만화란 일본 최고봉의 문화이자 예술이라고 생각해. 물론 일본 만화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 만화 등이 나오겠지만, 이만큼 독자적으로 발전시키고 이제는 오리지널까지 월등하게 능가해버린 문화가 만화 말고 또 있을까? 영화도 물론 빼어난 작품이 많지만, 언어의 장벽, 문화 차이 때문에 세계를 리드하기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어. (…) 좀 난폭하긴 해도 만화만이 세계에 통용되는 뛰어난 문화. 오히려 일본만화야말로 세계 기준 그 자체인데도 정작 이 일본 땅에서는 만화의 지위가 여전히 낮지.” 
- <아이 앰 어 히어로> 1권 중

첫 키스는 늘 날카로워서일까. 처음 만화를 접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로 정확히 기억한다. 팔 부러뜨려 먹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버지가 사다 주신 만화잡지 <소년 중앙>이 나와 만화와의 첫 만남이었으니까. 그렇다고 떡잎부터 만화 키드였던 건 아니고, 또래 누구나와 엇비슷했을 것이다. 시시때때로 만화방과 책차를 찾고, 매달 <보물섬>을 기다리다, 문방구에서 파는 500원짜리 해적판 일본만화를 돌려보고, 주간지 <아이큐 점프>에 열광했던 시기를 거쳤을 따름이다. 좀 달랐던 건,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만화를 열심히 ‘읽기’ 시작한 건 대학교 들어가서부터였다. 그전까지는 내 또래의 누구나처럼 영화를 보고 록음악을 즐겨듣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참 이상하긴 했다. 내가 만화에서 문학과 영화 이상의 황홀경을 느끼는 것과는 달리 사람들은 만화를 폄하하는 데 급급했으니 말이다. 실제로 B급 문화 중에서도 겨우 부산물 정도로 취급되던 만화는 한참을 애들 문화 뒷골목 문화에 머물다, 어느 순간 고작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며 약간의 각광의 시절을 거치더니, 이제는 다시 ‘오타쿠 문화’로 전락했다. 정말로 이상한 일이다. 어느 누구라도 만화에 열광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돌이켜보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날 ‘어른’이라고 으스대는 그네들의 인생엔, 만화가 없다. 나이를 먹어가며 자연히 멀어졌을 수도 있고, 타의에 의해 일부러 거리를 두게 됐을 수도 있다. 물론 만화와 선을 그은 분명한 이유를 가진 사람도 은근 많아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만화로부터 얻는 순수한 감동과는 다른, 이러한 만화의 저열한 사회적 위상이 결국 지금까지도 나로 하여금 만화에 열중하도록 이끌었다는 점이다. 그간 영화지, 문화지 기자로 활동하면서 만화는 자연히 나의 주요한 기반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몇몇 동료 기자들이 만화에 등 돌린 와중에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끊임없이 제작됐고, 비단 영화와 얽지 않더라도 만화에 대한 기사 역시 늘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오덕 문화’라는 또 다른 비뚤어진 시선과 맞선 만화의 위상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나는 영화만큼이나 만화를 즐길 수 있었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 또한 꾸준히 얻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다행이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이 책의 제목은 2012년 4월 타계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저서인 <위대한 영화(The Great Movies)>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고전영화를 군더더기 없는 글 솜씨로 정리해낸 그의 평생의 작업에 비하면 너무나도 부끄러운 제목이란 걸 잘 안다. 하지만 여기 실린 작품만큼은 그동안 줄곧 취미로, 일로 접하면서 숙독해온 작품들로, 로저 에버트가 꼽은 위대한 고전영화 못지않은 ‘위대한 망가’라고 자부한다. 수많은 만화 중에서 굳이 ‘망가(漫画)’, 즉 일본만화로 한정한 이유는 일본만화가 영화로 치면 할리우드,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만화가 예술도, 심지어 문화도 아니라는 듯 도매가로 폄하당하는 것처럼, 일본만화의 위상 역시 산업적 가치를 차치하고는 고작 폭력과 선정성으로 매도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서 굴지의 성과를 올린 한국 야구팀을 보건대, 아마도 톱클래스의 선수들만 모아놓고 겨룬다면 한국프로야구리그(KBO)도 메이저리그에 뒤지지 않는다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라는 빅마켓에는 그런 선수들이 수십 배, 수백 배 많다. 만화 역시 마찬가지다. 만화는 서구에서 먼저 형태를 갖췄으며, 또한 굳이 에둘러 일본으로 갈 것도 없이 위대한 만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톱클래스의 숫자는 수십 배, 수백 배, 아니 수천 배 이상 차이 날지도 모르겠다. 그 차이는 곧 수준의 차이가 아닌, 다양성으로 나타난다. 나는 우선 이 다양성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이것은 영화의 할리우드이자 야구의 메이저리그를 향한 동경과도 같은, 시작의 첫 걸음이 되어야 했다. 
로저 에버트는 <위대한 영화 1>의 서문에서 고전영화의 매력이나 중요성을 현대영화인 <파이트 클럽>과 비교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파이트 클럽>을 1주일 동안 다시 본 결과, 나는 <파이트 클럽>의 기교에 대해서는 더욱 존경하게 됐지만 영화에 담긴 철학에 대해서는 더욱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파이트 클럽>에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함께 보듬고 가는 지적 능력이 결여돼 있다. 그렇다고 음향과 액션으로 관객들을 맹공격하고, 숏은 점점 짧아지는 반면 영화는 더욱 요란해지며, 특수효과가 영화의 주제나 배우의 연기를 대체하거나 심지어는 능가하기까지 하는 시대적 상황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영화는 관객들을 영화의 내러티브 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상실하였다.” 그의 평가처럼 <파이트 클럽> 같은 ‘요즘 영화’는 나름 현대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소구한 영화이긴 해도 ‘위대한 영화’는 아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현대 관객들에게 어떻게든 다가갔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의미의 위대한 영화일 수 있다. 이는 몇 십 년이 지나 재평가되기도 하는 고전의 불완전한 위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쉽게 납득 가능하다. 게다가 사실 나는 영화 <파이트 클럽>이 주제를 보듬고 가는 지적 능력이 결여됐다는 그의 의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영화작법에 근거를 둔 고전이란 의미만큼이나 대중문화로서의 의미나 시선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이트 클럽>은 척 팔라닉의 장르소설이라는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스타일리시한 편집과 기법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이면서, 체제 전복에 대한 메시지 역시 효과적인 ‘엔터테인먼트’로서 수용한 작품이다(사실 <위대한 영화> 시리즈에는 장르영화에 대한 폭넓은 시선이 담겨 있는 데에 반해 로저 에버트는 유독 <파이트 클럽>에 대해서만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것이 영화를 선별한 로저 에버트의 시선에는 대수롭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으나, 만화는 대중과 만나는 방법만큼이나 그 의미가 다르기에 그만큼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100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 동안 확고히 자리 잡은 영화에 있어서의 고전과, 만화에서의 고전의 가치는 사뭇 다르다. 말하자면, 사람들이 신작을 그때그때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시되면서 고전의 재미를 등한시하게 된 영화쪽 사정과는 달리, 우리의 경우 만화는 애초에 동시대 작품조차도 제대로 만끽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여럿이다. 정보가 부족했을 수도 있고, 실제 작품을 접하는 통로 부족이 원인일 수도 있다. 어쩌면 동시대성이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여겨진 탓도 있을 것이다. 
내가 작품을 꼽은 기준은 바로 여기, <위대한 영화>의 동경이자 동시에 반발에서 시작한다. 첫째, 지금 우리 시대 독자들이 ‘찾아’ 읽을 수 있는 만화일 것. 둘째, 과거의 독자들이 아닌, 우리 시대 독자와 아울러 다음 세대 독자들에게 필요한 만화일 것. 셋째, 과거의 평가와 무관히, 우리 시대 독자들이 반드시 읽었으면 하는 만화일 것. 이 세 가지 기준에 의거해 작품을 선정했으며, 그 결과 절대적 고전으로 평가받는 만화들로 도배된 고루하고 뻔한 리스트는 피할 수 있었다. 또한 2000년대 이후의 작품도 상당수 포함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는 고전이 고전의 가치를 갖듯, 아직 평가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숨겨진 작품의 가치를 찾아내어 독자들과 나누고픈 마음 또한 큰 이유로 작용했다. 그 때문에 혹자에 따라서는 이 만화가 ‘위대한 망가’씩이나 될까, 하는 작품도 더러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만화 좀 봤다 싶은 독자들에게조차 생소한 만화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에 동의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때문에 그 시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비판이나 논의를 이끌어낸다면 어쨌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독자 스스로 만화를 찾아 읽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여기 소개한 만화들은 ‘베스트 1’부터 차례로 나열한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모두를 언급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다. 로저 에버트처럼 죽기 직전까지 여러 권의 책에 걸쳐 작업해야 할 만큼 위대한 만화의 숫자 역시 무수하기 때문이다(실제로도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수보다 추후로 미뤄야 했던 작품 수가 훨씬 많았다). 비록 여기 꼽은 만화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모두 중요한 좌표를 차지하는 만화들이다. 기회가 된다면 <위대한 망가 2> 혹은 <위대한 만화>나 <위대한 그래픽노블> 등을 통해 두 번째, 세 번째 걸음을 뗄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앞서 말한 바람처럼 이 책이 독자로 하여금 만화를 찾게 만드는 자그마한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 
- 2013년 겨울, 지은이 강상준 


(책 속으로)
p.37 
오늘날 <기생수>는 엄연한 고전이다. ‘환경’이나 ‘에코’ 같은 의제가 부재했던 1988년부터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다룬 이 선구적 작품의 가치는 ‘고전’의 뜻 그대로 아직까지도 전혀 감쇠하지 않고 있다. 주제만 선구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소년 신이치의 성장과, 신이치와 신이치의 오른팔에 기생한 기생동물 ‘오른쪽이’와의 우정 또한 시대를 거스르며 뭉클한 설득력을 가진다. 또 인간의 몸에 기생해 목숨을 유지하며 인간을 잡아먹는 ‘지성체’ 기생수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은 어떠한가. 약하고도 이기적인 인간의 다층적 의미는 여전히 저릿하다. 
- 3. <기생수> 중에서

p.76
‘보통’조차 허락하지 않는 무서운 사회를 속속들이 해부하는 소년 스미다는 스스로 절망의 구렁텅이로 몸을 들이밂으로써 절망이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미다가 들여다본 그 깊고 깊은 절망에는 우리와 우리 사회의 치부와 상처가 뭉텅 묻어난다. 그것만으로도 <두더지>가 안내하는 절망의 심연은 반드시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그 심연 또한 반드시 우리를 들여다볼 테니 말이다.
- 6. <두더지> 중에서

p.128
다른 장르물과 선을 긋는 마지막 근거는 작화와 연출 그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청미디어예술제 수상 시 “활판인쇄의 한계에 도전하는 듯한 섬세한 터치”라는 평을 들을 만큼 사무라 히로아키의 그림은 무척이나 세밀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정밀함’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날카롭고 역동적인 펜터치뿐만 아니라 만화 인쇄에는 적합지 않은 연필을 사용해 그림에 농담을 부여하는 기법은 작품 곳곳에 수묵화 같은 느낌을 만들어낸다. 자연히 정적인 장면에도 강렬한 액션신 못지않은 힘이 묻어난다.
- 11. <무한의 주인> 중에서 

p.195
<3월의 라이온>은 다양한 인물들을 밀도 있게 다루고 그들 하나하나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레이의 상처와 성장과 연결시키는 구성으로 성장담을 완성한다. 그중 소녀만화 특유의 방식인 시적 독백을 통해 점증시켜나가는 섬세한 감정 묘사는 레이의 ‘밖’을 이루는 쇼기와 ‘안’을 이루는 카와모토가 사람들과의 교감 모든 면에서 외로운 소년 레이의 고뇌를 공감케 하는 동력이다. 그러면서도 늘 만화 한 컷 한 컷에는 유머가 넘친다. 덕분에 슬픔과 고뇌, 기쁨과 웃음이 교차하는 레이의 드라마는 마치 희로애락이 수시로 교차하는 누구나의 진짜 인생을 압축한 듯하다.
- 17. <3월의 라이온> 중에서 

p.315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우리 시대 새로운 대가는 만화의 신 테즈카 오사무의 바통을 자신의 위치 그 자리에서 이어받았다. 결코 전통이나 명성에 기대지 않은 채. 우라사와 나오키와 테즈카 오사무의 만남. 인생보다 긴 예술의 가치가 또 한 번 빛나는 순간이다.
- 29. <플루토> 중에서 


(추천사) 
보통 작업을 할 때는 다른 만화를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러다 에이코믹스에서 강상준의 만화 읽기를 볼 때면, 그 만화들을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가 있다. 그의 시선을 훔쳐보고서 그 만화들을 읽는다. 즐겁다. <위대한 망가>는 대단히 매혹적인 만화 가이드다. 
- 윤태호(만화가)

강상준을 처음 만난 건 컬처매거진 <브뤼트>를 만들 때였다. 성격은 나빠도 다행히도 사회성은 괜찮았고,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성실했다. 꼼꼼하기도 했고. 이 책에 실린 만화 비평들을 읽어봐도 느낄 수 있다. 집요하고, 치밀하고, 때로 신경질적일 정도로 자신의 취향을 따지고 들어간다.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만화가 있다. 그리고 21세기는 만화만이 아니라 보고 들을 것이 무한대로 펼쳐진 시대다. 그러니 좋은, 걸작인 무엇인가를 골라서 보고 듣는 것만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다. 이 책에서 고른 만화들을 보고, 더 많은 만화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여기에 소개되지 않은 좋은 만화들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으니까.
- 김봉석(대중문화평론가, <에이코믹스> 편집장)


(출판사 서평)
흔히 B급 문화, 뒷골목 문화, 애들이나 보는 책 정도에 머물던 만화는 오늘날 또다시 ‘오타쿠 문화’라는 부정적이고도 편협한 시선 아래 갇히게 됐다. 이 책은 문화지 기자 출신 저자가 단순히 학구적인 위치에서 만화를 분석한 것도, 오타쿠적 취미의 일환으로 바라본 것도 아닌, 균형 있는 시각을 견지하며 각 작품을 소개, 분석, 비평한다. 또한 이미 평가가 완료된 절대적 고전들만이 아니라, 근작을 다수 포함시키며 동시대 독자들이 소구하는 바를 한껏 충족시키고 있다. <도로헤도로> <두더지> <리얼> <마녀> <바쿠만> <3월의 라이온> <소라닌> <아이 앰 어 히어로> 등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2000년대 이후 작품에 대한 평가와 논의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고전과 현대 작품을 아울러 ‘위대한 만화’를 소개하는 이 책을 통해 만화 작품의 예술성과 재미, 그리고 만화라는 장르 자체의 특성을 다채롭게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판형: 120 x 185
페이지: 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