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우기3 - 흑면백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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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치우기 총서 03 흑면백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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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치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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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년도
  • 137mm x 217mm
  • 217쪽
  • 2017
눈치우기3 - 흑면백면

장르, 분량, 내용에 구애되지 않는 텍스트의 잡스러움으로 ‘어떤 하나’를 실험하는 눈치우기의 세 번째 책. 󰡔흑면백면󰡕에 참여한 필자들은 흑/백의 세계를 나름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검지 않은 검은 세계가 있고, 희지 않은 흰 세계가 있으며, 검은 세계를 가르는 흰 세계가 있고, 검은 세계와 흰 세계의 경계가 있다.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이 소리를 만들고, 흰 고독과 검은 고독이 나란히 흐르며, 흰 상자와 검은 상자가 가만히 놓여 있고, 흑색 버전과 백색 버전으로 전설이 변주된다. 검은 새들 사이에 흰 새가 섞여 있고, 검은 시간에 흰 눈이 내리며, 가깝거나 먼 흑백영화가 나오고, 유령의 낮과 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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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장르, 분량, 내용에 구애되지 않는 텍스트의 잡스러움으로 ‘어떤 하나’를 실험하는 눈치우기의 세 번째 책. 󰡔흑면백면󰡕에 참여한 필자들은 흑/백의 세계를 나름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검지 않은 검은 세계가 있고, 희지 않은 흰 세계가 있으며, 검은 세계를 가르는 흰 세계가 있고, 검은 세계와 흰 세계의 경계가 있다.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이 소리를 만들고, 흰 고독과 검은 고독이 나란히 흐르며, 흰 상자와 검은 상자가 가만히 놓여 있고, 흑색 버전과 백색 버전으로 전설이 변주된다. 검은 새들 사이에 흰 새가 섞여 있고, 검은 시간에 흰 눈이 내리며, 가깝거나 먼 흑백영화가 나오고, 유령의 낮과 밤이 이어진다. 이 책에 실린 16편의 텍스트들은 각각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의 징검다리 페이지를 통해 희미하게 이어진다. 16가지 흑/백의 무늬가 모자이크 되어 󰡔흑면백면󰡕이라는 하나의 무늬를 이룬다. 흑/백의 비율과 농도를 다섯 개로 도형화하여(◧ ⚀ ◨ ◙ ◪) 챕터의 타이틀로 삼았다.

[지은이]
하재연 푸른 새우를 키우고 있습니다. 블루벨벳이라고 합니다. 각자의 이름은 없습니다. 오래 키우고 싶습니다.
강성은 여름에도 겨울을 생각하고 겨울에도 겨울을 생각합니다.
심보선 시랑 사회학을 합니다. 둘 다 웬만큼 합니다.
윤경희 구름단어 채집인.
김재연 그래픽디자이너, 코드프레스, 눈치우기.
김신식 말이 뚝뚝 끊기고 두서없는 대화를 좋아하며, 새벽 기도를 다녔던 습관 때문에 새벽 4시 30분엔 꼭 깨는데, 이젠 좀 멈추고 싶은 감정 연구자.
임솔아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자기소개는 하지 않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약력을 쓸 때마다 약력은 쓰지 않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황유원 시 쓰고 번역하고 인도철학을 공부한다. 신이라는 관념은 철저히 배격하지만 신적인 관념은 그 무엇보다도 존중하고 열광한다. 성서보다는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이 훨씬 더 성서 같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보다 더 성서 같고 음악 같은 시를 쓸 것이다.
송승언 시인. 교정자.
신해욱 시의 입구로 들어와서 글의 미로를 헤매고 있습니다.
양선형 거의 매번 소설 쓰고 있습니다.
유희경 시인.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운영하며 자책과 자괴에 대해 연구하고 있음.
이영재 1990년대가 낳은 허다한 영화광 중의 한 명. 영화 월간지 《KINO》 기자와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입에 풀칠. 현재는 영화 연구자. 식민지 영화와 냉전 시기의 아시아 영화 연구를 통해 역사와 재현, 남성성 문제를 탐구 중. 위지영 이영지는 위지영의 아키타입이다. ‘더매뉴얼’과 《옆모습》을, ‘코드프레스’와 《세 개의 선》을 함께 만들었다. ‘프로파간다’와 《 》을 준비 중이다.

[목차]
◧ 건반들 ․ 하재연
⚀ 사라진다는 것 ․ 강성은
브라운이 브라운에게 ․ 심보선
방젤 저택의 낮과 밤 ․ 윤경희
Parsing ․ 김재연
빌라도 바이러스 ․ 김신식
추앙 ․ 임솔아
◨ 흰 고독/검은 고독 ․ 황유원
◙ 검은 새 ․ 송승언
날개 ․ 신해욱
겨울 이야기 ․ 강성은
생활과 L의 유령 ․ 양선형
상자론 ․ 유희경
몸짓과 환대 ․ 이영재
◪ ․ 김재연
cfbm ․ 위지영

[본문 소개]
불행은 차라리 적막에 가까워. 적막은 침묵이 아니야. 적막은 존재에 필요한 소리만 존재하는 상태야. 모든 존재는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불행한 운명을 타고났어. 불행의 필연, 탄생과 죽음 사이를 직선으로 잇는 궤도에서 벗어난 모든 소리는 소음일 뿐이야. 침묵조차도 소음일 뿐이야. 봄이 오는데 쩡쩡 갈라지지 않는 호수의 얼음을 상상해봐. 새끼가 죽었는데 아오오 울지 않는 어미 늑대를 상상해봐.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지. 자연은 적막한 소리들의 무한집합이야. 밤하늘의 별빛은 쉬지 않고 똑딱거리는 적막의 스위치야. ─심보선, 〈브라운이 브라운에게〉, 41~42쪽.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2시 30분의 새로움, 사건의 공백, 말미잘 쓰기, L이라는 태업과 태업의 저지대에서 색색으로 기워지는 허름한 지붕들, 잠행, 나는 오늘 머리를 잘랐다, 미용실에서 잡지를 읽었고 머리를 자를 땐 눈을 감았지, 잠깐 졸았다, 누군가 나의 머리를 감겨주었고 정수리가 따가웠지, 미용사는 비천하고 가여운 이끼도롱뇽, 나는 뭍에서 늪으로 향하는 L, 그것은 꿈이었지, 나는 오늘 밤 그런 꿈을 꿀 수 없겠지만 오히려 그런 꿈을 꿀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이제부터는 그러한 없음을 서술할 수 있겠지. ─양선형, 〈〉생활과 L의 유령」. 159쪽.

검은 심연이란 반복어구이다. 왜냐하면 심연은 그 자체로 검기 때문이다. 검은색은 모든 빛을 빨아들인다. 명도도, 채도도 거부하는 이 완강한 것은, 색이 빛과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색이 아니다. 그것은 색의 세계의 구멍일 뿐이다. 빛의 반대편에서 그것은 닿을 수 없는, 인지 불가능한 절대적 타자. ─이영재, 〈몸짓과 환대〉, 178쪽.

나는 온전히 나만을 위해 어둠을 사용할 것이다. 멈추지 않고 어둠과 함께 쓸 것이며, 내 몫의 어둠을 지켜낼 것이다. 내가 믿는 것은 미래가 아니다. 나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도래할 어둠을 믿는다. 어둠 속에서 어둠이 되지 않고 어둠으로 침잠하려는 자여, 이제는 당신조차도 알 것이다. 당신이 기꺼이 머리를 내놓는대도, 밤이 오는 것을 절대로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위지영, 〈cfbm〉, 2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