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탕과 온탕 2권.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그것에 대한 서로 다른 방식의 해석을 담은 책이다. 글을 쓰는 김인철 작가와 그림을 그리는 류은지 작가의 생각과 느낌이 담긴 해석을 통해, 둘 사이에서 일어나는 입체적인 대화를 총 7편의 단편소설과 무성만화로 교환하듯 보여주고 있다. 각기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두 가지 시각이 미묘하게 연결되는 지점이 흥미로운 책이다.
책속에서&밑줄긋기
뭘 쫓아가라는 건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일단 지금의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는데 시 간이 필요했다. 짧은 순간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눈 앞에 사내는 이미 알 수 없는 물체를 쫓아가고 있었다. 머릿속에 그의 표정이 지워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잊혀지지 않는 표정이 그 물체를 쫓아가지 않으면 절대 안 된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그는 어느새 주차된 자동차를 밟고 담벼락을 훌쩍 넘어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자 갑작스러운 상황에 또렷해진 뇌는 이대로 그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려버렸고, 그에 따른 행동을 팔과 다리에 즉시 명령했다. 그가 밟은 자동차의 보닛을 나 또한 똑같이 밟고 담벼락을 훌쩍 뛰어 넘어버린 것이다. (김인철 고양이-추적 중에서)
저자 소개
김인철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취업을 했지만 본인의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더 늦기 전에 일을 관두었습니다. 냉탕과 온탕의 첫 번째 시리즈인 『좋은 것을 아껴두려는 성질』을 쓰고, 현재는 류은지 작가와 함께 ‘고스트북스’ 소규모출판사와 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재밌는’ 소설을 쓰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삶을 살면 글로 남겨놓고픈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아질 거란 생각에, 여전히 재밌는 삶을 살려고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류은지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주로 회화와 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전시와 작품 활동을 하다, 전시의 개념을 책으로 넒혀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독립출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과 공간’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룸 104호』와 『룸 211호』를 발행했습니다. 현재 김인철 작가와 함께 ‘고스트북스’ 소규모 출판사와 책방을 함께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목차
1. 고양이. 추적. 웜홀 | 2. 감기. 재채기의 심상. 감기 | 3. 털. 그와 그녀의 정글. 그녀의 비밀 | 4. 터널. 변명.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 5. Where U Are.
Alone Together. on the way back home | 6. 밤. 다른 밤. 두 개의 밤 | 7. 말. 언어를 버린 사내가 남긴 자서전. 대화의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