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꿈의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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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 출판사
  • 모텔꿈의궁전
  • 30,000원
  • 사진 임효진, 글 임유영 | 오늘의풍경
  • 판형
  • 페이지
  • 출판년도
  • 240mm x 320mm
  • 120쪽
  • 2017
모텔꿈의궁전

임효진의 ≪모텔꿈의궁전≫은 서울의 한 공사 가림막과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촬영한 스냅사진 연작이다. 그러나 사실을 열거한 이 문장은 ≪모텔꿈의궁전≫을 완벽히 설명함과 동시에 완벽히 비껴간다. 임효진이 사진에 담은 건 쉽게 언어화되지 못한 어떤 시선이다. 그 시선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 어쩔 수 없이 이곳을 살아가는, 그러니까 이곳을 떠나겠다며 이민과 워킹홀리데이를 알아보는, 그러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북유럽풍 가구를 스크롤 하다 체리 색 몰딩을 마지막으로 보고 잠드는, 뭘 포기한 세대라고 호명되지만, 자신을 부르는 줄은 몰랐던, 어떤 사람들이 공유하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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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때 그 사인이 눈에 들어왔다. 텅 빈 을지로에 휑한 가림막에 허공을 가르키고 있는 화살표가, 자간이, 활자가, 여의치 않은 모든 것들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 2호선과 5호선 환승구간인 지하철역과 간선버스 정류장, 외국인 여행자들이 주로 머무는 국도호텔, 낮 동안 을지로에 머무는 직장인들, 이것들이 만나는 모서리에 아무도 가지 않는 모텔, “꿈의궁전”의 위치를 알리는 사인은 매일 선명하다.” - 작가일지 중

 

서울은 그렇게 불쑥 말을 걸어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이게 뭐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ㅋㅋㅋ” SNS에 업로드 한다. 만우절이었던 그날 임효진 앞을 불쑥 가로막은 건 공사판 가림막에 설치된 “모텔꿈의궁전” 표지판이고, 화살표는 거짓말처럼 허공을 가르키고 있었다. 그는 표지판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은 표지판이 돌연 사라진 12월까지 이어졌다.

 

굳이 설명하자면 임효진의 ≪모텔꿈의궁전≫은 서울의 한 공사 가림막과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촬영한 스냅사진 연작이다. 그러나 사실을 열거한 이 문장은 ≪모텔꿈의궁전≫을 완벽히 설명함과 동시에 완벽히 비껴간다. 임효진이 사진에 담은 건 쉽게 언어화되지 못한 어떤 시선이다. 그 시선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 어쩔 수 없이 이곳을 살아가는, 그러니까 이곳을 떠나겠다며 이민과 워킹홀리데이를 알아보는, 그러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북유럽풍 가구를 스크롤 하다 체리 색 몰딩을 마지막으로 보고 잠드는, 뭘 포기한 세대라고 호명되지만, 자신을 부르는 줄은 몰랐던, 어떤 사람들이 공유하는 시선이다.

 

그러니까 ≪모텔꿈의궁전≫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서울이자 우리가 매일 보는 바로 그 서울을 담았다. 을지로 4가를 매일 오가는 모두가 보았지만, 누구도 보지 못한 바로 그 “모텔꿈의궁전”처럼.

 

책 속으로:

“그러나 친숙한 행위나 풍경이 다른 사람의 눈과 손을 통해 반복 재생될 때나, 인스타그램 피드를 끝없이 스크롤 할 때 느끼는 피로와 갑갑함 속에서, 나는 주기적으로 깨달음의 시간을 갖게 된다. 가질 수 있는 것에서는 더 이상 재미도 흥미도 느낄 수 없고, 경험해보지 못한 생생함은 누군가 내 몫의 즐거움을 빼앗기라도 한 듯이 나를 좌절시키며, 산만하게 흩어진 이미지 중의 무언가에 이끌리지만, 그 이끌림 조차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이러한 체념과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주제로 쏟아져 나오는 스냅 사진에 내재된 채집과 기록, 전시의 욕구를 쉽게 물리치고 싶지 않다. 그 사진들 너머에는 카메라 뒤에서 분투하는 누군가가 있다. 그는 사진 과잉의 2010년대의 안전한 처세술, 즉 관망의 태도 대신에 직접 뛰어들고 또 보여주는 편을 택했다. 심상한 세계에서 의미를 도출해낸다는 예술적 임무(와 그 성패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대단한 점은, 정작 이 도시는 그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데도 계속해 나간다는 것이다.” - 5

 

"표지판은 나타나고 사라진다. 그리고 그 점 때문에, ‘꿈의궁전’이라는 기호는 한국의 국도변에서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숙박업소나 음식점 간판의 음습한 이미지의 차원을 넘어 서울의 현재를 상기시킨다. 서울에서 숙박업소, 유흥업소, 외곽 유원지 식당 외에 ‘꿈의궁전’이라는 망상적인 이름을 사용하는 장소가 또 있을까. 궁전이란 단어는 고작해야 닭장 같은 아파트에 붙는다. 꿈은 서랍 속 적금통장처럼 깊고 남루한 곳에 비밀스럽게 부착된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꿈의궁전’으로의 입구는, 마찬가지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신축 건물 공사장의 가벽 위에서 안내된다.” -11p

 

“낡은 문지방과 뜯긴 벽지를 그대로 ‘살린’ 내장, 투명한 에폭시 도료 아래로 장판 자국이 화석처럼 굳은 바닥, 무너진 벽 위로 선연한 해머의 흔적 속에서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은 애틋함보다 처참함에 가깝다. ‹모텔꿈의궁전›이 예쁘다고 쉽게 말할 수 없다는 점은 나에게 중요하다. 아름다움의 영역으로 쉽게 포섭되지 않는 이 사진 속 장면들은, 그럴듯한 어여쁨이나 취향의 나열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서울에 대한 나의 감각을 시각화한다.” -13p

 

차례

 

모텔꿈의궁전

모텔꿈의궁전에서

 

지은이

 

임효진

나는 언제나 지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왜, 그곳에, 무엇이 있으며, 그래서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혹은 벌어지지 않는지가 궁금한 채로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같은 장면을 시차를 두고 여러번 반복해서 찍으면 영원을 제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이 없거나 자유로운 상태, 둘 다일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지속된 우연(노력)으로 세계를 찍는 일이다. - 용기를 내어!

 

임유영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본 것을 글과 그림으로 옮깁니다. 사진과 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미술을 공부했지만 미술이 아닌 것의 미적인 순간에 더 마음이 갑니다. 무엇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계속해서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