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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OKS

[8차 입고] 회사를 나왔다 다음이 있다 - 이민희

(해외배송 가능상품) 품절

 

 

 

"혹시 그런 친구 있어? 회사 관두고 좋아하는 일 찾은 그런 친구."

 

<회사를 나왔다 다음이 있다>는 가슴 뛰는 일을 발견한 뒤 퇴사한 친구 열 명의 기록이다.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상사맨 윤종배 씨는 목수가 되었고,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던 편집자 박근홍 씨는 전업으로 노래하는 가수가 되었다. 아나운서 출신 정효열 씨는 여행을 계기로 맛있는 음식을 발견해 식당을 차렸고, 밤새도록 휴대폰 만지던 엔지니어 김혜진 씨는 플로리스트로 전향했다.

 

퇴사와 직업 전환이란 사실 멀지 않은 현실이다. 저자 이민희가 책을 시작하기 전에 저자랑 같이 먹고 마시고 떠들며 웃어왔던 '1촌' 친구 세 명이 이룬 일이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퇴사한 뒤 새로운 오늘을 찾은 친구들을 여러 차례 물어 만난 '2촌' 친구들 일곱 명이 찾은 오늘이다.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테지만, 또 사례가 아주 많지 않다 한들 주변을 살펴보면 어디에선가 분명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인맥도 1년쯤 탈탈 털어보면 뭐가 나온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그렇게 해서 책에 참여한 열 명의 친구들에게 어떻게 회사를 관뒀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가슴 뛰는 새로운 일을 만나 몰입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티 마스터로 활동하는 황한나 씨는 차에 눈 뜨게 된 계기와 함께 과거 연구소에서 쌓은 경력을 들려준다. 가죽공방을 운영하는 김호영 씨는 웹 디자이너 시절에 가죽공예 1일 체험 수업을 듣고 강하게 사로잡힌 뒤 일본에 가서 심화 학습을 마쳤다. 책방 사장 장혜진 씨는 방송작가 경력과 카페 매니저 업무를 거친 끝에 자신의 공간을 얻었다.

 

회사를 나와 다음을 찾은 친구들의 연령은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으로, 평균 1981년생이다. 그런 친구들이 들려주는 과거와 현재는 또래 세대들의 고민이자 열망이고, 불안과 피로 그리고 확신과 희망이 교차하는 다양한 직업의 세계다. 나아가 퇴사와 직업 전환을 둘러싼 또래 세대들의 보편적인 고민과 사적인 만족에 관한 작은 표본으로 정리될 만하다.

 

책 속 열 명의 친구들은 과연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것일까. 어쩌면 무모한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계속해서 위대한 결정이라 주장한다. 책 속의 친구들은 직업이라는 중요한 삶을 기획하는 것도 평가하는 것도 내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실행은 어렵다. 그러나 멀지 않은 거리에 드물게나마 삶을 바꾸는 위대한 친구들이 있다.

 

경험했던 20여 가지 직업의 세계를 진솔하고 상세하게 들려준 친구들은 어쩌면 비슷한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이 다녀갔던 과거의 직정 정보 또한 누군가에게는 보탬이 될 수 있다. 구상하는 분야가 다르다 한들 어쨌든 퇴사와 직업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면 친구들이 경험한 폭풍과 결단을 참고해 만족할 만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목차

김민정 | 음반사를 떠났다 조명을 켰다

김자영 | 마케팅을 접었다 수의사가 되었다

김혜진 | 엔지니어를 관뒀다 플로리스트가 되었다

김호영 | 웹디자인을 접었다 가죽공방을 열었다

박근홍 | 출판사를 떠났다 무대로 갔다

안수향 | 편의점을 떠났다 카메라를 들었다

윤종배 | 상사맨을 접었다 목수가 되었다

장혜진 | 커피숍을 떠났다 책방을 열었다

정효열 | 아나운서를 관뒀다 식당을 열었다

황한나 | 연구소를 떠났다 차를 우린다

 

책속에서 & 밑줄긋기 좋은 기억이 더 많았던 직장을 그만둔 뒤 만난 현실은 지금까지도 출렁거린다. 안정된 재정 상황과 작별했다면 마음이 충만해져야 하는데, 밴드 멤버들과 늘 관계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그런 상태에서 만든 노래가 만족스러울 리도 없었다. 계속 노래를 이어가던 길에 적당히 자랑할 만한 작품이 나오긴 했지만 모든 작품은 평가가 따르기 마련이고 그 평가는 때때로 근홍 씨를 아프게 만든다. 몇 해 관찰한 바 그는 전망이나 확신 같은 말들을 늘어놓기를 즐기는 낙관적인 사람이 아니고, 노래 말고 그가 잘하는 건 여러 사람 민망하게 빵 터뜨리는 자조적인 유머 같은 것들이다. 그런 사람이 일을 저질렀다면 이유를 묻는 것이 부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명확한 설명이 영원히 어려울 분야로 어쩔 수 없이 간 것이다. P 128 박근홍 | 출판사를 떠났다 무대로 갔다

 

어린 날 손가락으로 네모를 만들어 하늘을 바라봤을 때 그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떠올린 순간 수향 씨는 눈물을 보였다. 사진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을 만큼 아름다웠다 했다. 중학교 시절 급식비 쪼개 평화로운 중고나라에서 무탈하게 건진 15만원짜리 필름 카메라 얘기로 넘어왔을 때야 표정이 돌아왔는데, 눈에 보이는 걸 죄다 찍었으나 엄청나게 못 찍었다고 지나치게 강조해서 말하면서 나를 웃겼다. 돌이켜보면 뭉클해지고 그러다 웃음이 터지기도 하는 기억을 수향 씨는 한 10년간 묻어뒀다. 대학 시절에는 알바하느라 바빴고 졸업한 뒤에는 편의점 본사에 들어가 주말 없이 일하는 유통업자로 사느라 바빠 엄두도 못 냈다. 그러다 건강에 적신호가 왔을 때 거꾸로 정신이 맑아졌다. 회사를 관두기로 했고 잠을 좀 더 자기로 했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었다. P 155 안수향 | 편의점을 떠났다 카메라를 들었다

 

효열 씨는 요새 점심 영업을 앞두고 아침마다 식재료를 다듬으면서 생각한다. 아나운서 할 때는 화장이 잘 먹으면 좋았는데 요새는 고수가 싱싱할 때 그렇게 행복하다. 전에는 철저히 준비해 긴장을 잔뜩 안고 진행하고 질문하는 매체 종사자였지만 이제는 찾아온 매체 앞에서 진솔하게 삶을 들려줄 기회가 생긴다. 물론 몸은 전보다 훨씬 힘들다. 그러나 이제는 호기심과 모험심을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 옆에는 가족 같은 친구이자 든든한 동료가 있다. 효열 씨는 더 아름답게 사는 대신 더 자연스럽게 사는 방법을 택했다. P 240 | 정효열 | 아나운서를 관뒀다 식당을 열었다

 

저자 소개 이민희

 

<회사를 나왔다 다음이 있다>를 혼자 준비하다가 배우자와 함께 출판사 산디를 차렸다.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와 정보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두근거리는 인연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책을 기획하고 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초보 사장이다. 이전까지 음악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팬덤이거나 빠순이거나>를 썼고, 지금은 음악에 준하는 강력한 소통의 도구가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글로 정리할 만한 기타 여러가지 분야를 찾아다니고 있다.

 

출판사 정보 산디

 

이런저런 매체에서 활동해왔던 10년차 프리랜서 작가가 <회사를 나왔다 다음이 있다>를 1년간 진행하면서 작은 확신을 얻고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산디는 산대의 옛말로 동네에 세운 무대를 뜻하는데요, 앞으로도 책의 형태로 다양한 무대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8차 입고] 회사를 나왔다 다음이 있다 -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