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BOOKS

냄비받침 5호

(해외배송 가능상품) 품절

냄비받침
5호 - 불법

뭐 이런 말은 그저 하는 말일 뿐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을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그런 충동들을 다들 어떻게 참고 사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었지요. 훌륭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는 지금, 여전히 나는 궁금함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불법과 『냄비받침』. 뭔가 많이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네요. 이번 호의 주제가 불법이라고는 해도 우리가 정말 불법을 저지르겠나요. 근데, 우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생각해보면 지금 하는 짓들이 다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네요. 김수영처럼 “김일성 만세”를 골방에서 외치는 것이 효용이 있는 시절도 아니고. 근데, 다들 조금씩 조심스럽게 살고 있지 않나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효용이 없는 질문이죠?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불특정 다수인 당신들은 우리들의 글을 읽고 어떤 생각에 잠기나요? 무
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 글을 읽을 때의 당신의 표정은? 행복한 표정인가요? 아니면, 불행한 표정인가요?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표정을 짓고 있나요? 당신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도 같아요. 하지만 당신은 이곳에 존재하지 못하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저 당신이 보고 싶다는 말입니다. 다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요. 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똑같이 세상은 흘러가고, 나도 또 똑같은 생을 살아갈 것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의 사진을 봐도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게 정상인가요? 새삼 정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갑자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요.

88페이지

냄비받침 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