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보이는 모든 것을 믿었어.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13쪽)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가끔은 순간이 영원이 되어 나를 찾아왔어. (9쪽)
-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중
'필연은 습관' 시리즈는 문장을 사용하는 규칙을 두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같은 단어 혹은 문장이 쪽마다 반복되어 등장합니다. 희미하게 떠오른 문장의 실체는 얇은 페이지가 쌓이며 진해집니다. 한 문장 앞에 멈춰 몇 분 동안 바라보거나, 몇 번씩 되뇌어볼 수 있습니다. 10명의 시인이 필연과 습관 사이 각자만의 지점에서 적은 글을 작은 낱권으로 만들었습니다.
*두꺼운 표지에 내지 마지막 페이지가 접착되어 있습니다. 강하게 당기면 뜯어질 수 있습니다.
백은선 · 매번 다르게 적히는 낱말의 창고를 운영 중. 그러나 한 번 무언가를 마음에 들어하면 잘 놓지 못함. 매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식당에서 같은 사람과 식사하고 싶어. 변화와 새로움 사이에서 늘 우왕좌왕하기를 꽤나 즐기는 편. 솔직한 게 최고라고 늘 믿어서, 자주 오해를 사지만 그래도 좋아. 믿을 수 있는 게 다 사라지면 그땐 어떻게 하지? 가장 최근 제일 오래 한 생각은 모든 것에 끝이 있어서 좋다는 것. 빛의 뒤편을 노려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