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 없이 잘 사는 여자로 살면서 의아함과 함께 지냈다. 세상의 생김새를 들여다보며 불일치를 파악했고 나를 적당히 가리는 대신 다른 걸 내미는 법을 익혔다. 나의 개구진 면은 나의 돌출된 면을 선택적으로 부각해 사람들을 놀래키고 웃기는 데 쓰였다. 나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애로 누군가의 지인이 되어왔다. 내 자세는 어딘가 엉거주춤한 것이, ‘있다’기보다는 ‘놓여 있는’것 같다. (8쪽)
작가/출판사
권사랑, 서한나, 이민경 · 보슈
판형(가로/크기비교용)
110
판형(세로/크기비교용)
215
페이지
128쪽
출판년도
2020
판형(화면표시용)
110 x 215mm
[9차 입고] 피리 부는 여자들 · 권사랑 외 2인
14,800
권사랑, 서한나, 이민경 · 보슈
<피리 부는 여자들> : 여성 간의 생활·친밀성·섹슈얼리티
소개 1
비혼 여성의 공동주거는 여성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 저자 이민경과 대전에서 비혼 여성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BOSHU팀이 공동집필한 책
소개 2
“기억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랜 순간부터 나는 늘 여자들과 같이 살고 싶어 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 와 있다.”
이 책은 여자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피리 부는 여자들>은 비혼 여성의 공동 주거, 레즈비언 연애담, 그리고 여성 간의 친밀성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독립할 시기에 남자와 결혼 하지 않고 여자 친구와 살겠다고 하면 “그러다 그 애가 남자랑 살겠다고 가버리면 어쩌게?” 하는 걱정을 듣고, 여자의 적은 여자다 라는 말을 한평생 듣고, 강렬한 감정은 일시적인 동경이라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말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신화와 너무나 다르다고 말하는 이 이야기는 책의 형태를 띤 피리 소리입니다. 피리 부는 여자는 다시 한번 피리를 불었고 이번에는 여자들이 하나 둘씩 피리소리를 따라가기 시작했어요. 피리부는 여자는 다른 여자들을 동굴 속으로 이끌었고 그 후로 마을에서 여자들이 보이지 않았답니다. 동굴 안에 들어갔다 온 사람은 이렇게 말했어요.
“동굴 끝에서 빛이 나는 걸 봤어요. 그건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았지만, 무서워서 도로 나왔죠. 대체 그들은 거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