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몽골을 떠나온 기억은 온통 타서 까맣기만 했던 나의 페이지에 처음으로 풀잎 하나를 끼워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기록한 짧은 글과 사진들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작은 바램이지만 에세이도 사진집도 아닌, 동화책으로 느껴진다면 좋겠습니다.
목차: 구름이 만들어낸 경계 | 허르헉 | 초토 | 유목 | 똥으로 뒤덮힌 땅 | 어머니의 바다 | 화구호| 백야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야크 무리의 틈 사이로 파묻혔다. 야크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도망가지 않았다. 그저 코만 푸르릉거리며 발길을 이어갈 뿐이다. 나는 마치 그들이 만들어낸 커다란 무리와 하나가 된 듯 했다. 형용할 수 없는 거센 감정에 사로잡혀 온 힘을 다해 내달렸다. 숨이 벅차왔다. 잿빛 나무 밑동 위로 뛰어올라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혔다. 검은 털을 가진 순례자들의 등 너머로 붉은 노을이 타오르고 있었다.(26p)
작가/출판사
이오
판형(가로/크기비교용)
257
판형(세로/크기비교용)
188
페이지
44쪽
출판년도
2018
판형(화면표시용)
257 x 188mm
[9차 입고] 몽골 · 이오
18,000
이오
3년 전, 몽골을 떠나온 기억은 온통 타서 까맣기만 했던 나의 페이지에 처음으로 풀잎 하나를 끼워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기록한 짧은 글과 사진들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작은 바램이지만 에세이도 사진집도 아닌, 동화책으로 느껴진다면 좋겠습니다.
목차: 구름이 만들어낸 경계 | 허르헉 | 초토 | 유목 | 똥으로 뒤덮힌 땅 | 어머니의 바다 | 화구호| 백야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야크 무리의 틈 사이로 파묻혔다. 야크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도망가지 않았다. 그저 코만 푸르릉거리며 발길을 이어갈 뿐이다. 나는 마치 그들이 만들어낸 커다란 무리와 하나가 된 듯 했다. 형용할 수 없는 거센 감정에 사로잡혀 온 힘을 다해 내달렸다. 숨이 벅차왔다. 잿빛 나무 밑동 위로 뛰어올라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혔다. 검은 털을 가진 순례자들의 등 너머로 붉은 노을이 타오르고 있었다.(2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