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영화제 참석을 위해 2-3년 만에 정동진으로 향했다. 2-3년 전 이맘때에도 영화제 참석으로 내려갔던 것이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에 정동 초등학교 야외 운동장에서 독립영화를 보는, 그 장관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종류의 감동이었다.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두근거림은 커졌다. 그러나 너무 우습게도 나의 두근거림이 커질수록 하늘의 빛깔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다. 강릉에 도착했을 땐, 이미 두꺼운 먹구름 사이로 비가 내리고 그치는 모습을 여러 번 본 뒤였다. (103쪽)
작가/출판사
김림
판형(가로/크기비교용)
110
판형(세로/크기비교용)
180
페이지
156쪽
출판년도
2022
판형(화면표시용)
110 x 180mm
[10차 입고] 걔의 세계 · 김림
11,000
김림
<우울증과 홈파티> 그 후. 첫 번째 책을 쓰고 난 후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여전히 불안과 우울, 모순으로 가득 찬 저를 오래 바라봤습니다.
힘없고 근육이 부족하고 쓸모없고 더럽고 불편하고 돈도 벌지 못하고 끈적해서 방해만 되는 감정들에 집중하기. 그러니까 오랫동안 무시하고 끝없이 검열해오던 것들을 검열하지 않는 것이 숙제였습니다. 처음 목표한 바에 따르면 거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시도하고 실패하고 그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