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여자가 사랑하는 이를 향해 손을 뻗으며
무언가 말한다.
그 자리에 말소리 대신 오직 바람 소리만이
남는다. (18쪽)
바람은 그저 우리를 스쳐가는 게 아니라 수만 년 전으로부터 돌아오는 거야. 여자가 말한다. (23쪽)
- 『여자가 말한다』 중
'필연은 습관' 시리즈는 문장을 사용하는 규칙을 두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같은 단어 혹은 문장이 쪽마다 반복되어 등장합니다. 희미하게 떠오른 문장의 실체는 얇은 페이지가 쌓이며 진해집니다. 한 문장 앞에 멈춰 몇 분 동안 바라보거나, 몇 번씩 되뇌어볼 수 있습니다. 10명의 시인이 필연과 습관 사이 각자만의 지점에서 적은 글을 작은 낱권으로 만들었습니다.
*두꺼운 표지에 내지 마지막 페이지가 접착되어 있습니다. 강하게 당기면 뜯어질 수 있습니다.
장혜령 · 2017년 「문학동네」를 통해 글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산문집 『사랑의 잔상들』, 소설 『진주』, 시집 『발이 없는 나의 여인은 노래한다』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