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부엌에서 복숭아 하나를 씻으면서 사람의 마음이 때로 무른 과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의 가장 여린 부위는 무른 과일을 닮지 않았을까. 조금만 힘을 줘도 자국이 남고 미끄러지는 것.”
(『혼자서 걷는 밤에』 중)
“밤에”는 일몰 뒤 일출 이전의 시간 사이에 일어나는 것들을 모은 총서입니다. 읽다 잠들면 기분 좋은 단잠을 자게될 글을 10명의 작가들이 적었습니다. 푹신한 밤, 아득한 밤, 외로운 밤, 무수한 밤, 늙는 밤, 감당하는 밤, 타인의 밤, 필연적인 밤, 기다리는 밤, 그리운 밤들이 모여 누군가의 긴 밤을 채우길 바라면서요. 밤 잠을 설치며 보는 화면 대신 읽을 수 있는 수첩만한 크기의 책입니다.
지 혜 · 평범한 장면에 한 번 더 눈길이 갑니다.
순수 미술을 전공한 후에 삶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기록합니다. 첫 단상집 『내가 놓친 게 있다면』
을 시작으로 일상 속 메모를 엮은 생활메모집 1편 『너무나도 사적인 말』 2편 『물이 지나가는 길』
3편 『매일이 그렇듯』 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