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타고 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본다. 천 가방을 백팩처럼 메고 한적하게 옷깃을 펄럭이며 가는 사람과 ‘지나갑니다아~!’를 외치며 추월해가는 타이트한 사이클 복장의 무리. 네모난 메시 상자에 낚시 도구를 챙겨 팔자 다리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 아저씨. 따릉이를 타고 가는 선글라스를 낀 힙한 청년과 은색 철제 바스켓에 장바구니를 넣고 달리는 선캡을 쓴 아주머니. 힘이 넘치는 남자 아이 자전거 뒤에 아이의 책가방을 메고 뒤따라가는 엄마의 자전거. (56쪽)
작가/출판사
이소
판형(가로/크기비교용)
218
판형(세로/크기비교용)
156
페이지
168쪽
출판년도
2019
판형(화면표시용)
218 x 156mm
[4차 입고] 천변일기 · 이소
19,500
이소
2019년 5월부터 11월까지 불광천을 따라 걸으며 기록한 관찰일기.
자연, 사람, 운동과 놀이, 사물과 장소로 분류하여 짧은 글과 함께 여러 드로잉이 실려있습니다.
입추가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였다. 풀이 무성하게 자란 천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조금 시원해지니 예초 작업이 시작되었다.
풀을 베면 짙은 초록의 냄새가 퍼진다. 비 온 뒤 숲에서 맡는 풀향과 어딘가 조금 다른.
그것이 잘린 줄기에서 퍼져 나온 액의 비린내라면, 애써 높이 자란 생명력에 대한 허망함과 코끝이 간지러운 만큼의 슬픈 마음이 편안한 산책길에 자꾸 달라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