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괴롭고 힘든 순간을 만나면 ‘배움’ 안으로 숨어들었다. 책을 읽었고, 시험을 쳤고, 무엇이든 공부해서 배워 나갔다. 일이 잘 안 될 때마다 떨어지고 실패하면서도 ‘뭔가를 배우고 있는 나’가 주는 위안 속으로 도망쳤다.
그러던 어느 날 배움의 배신이 시작되었다.
태주는 삶에서 맞닥뜨린 모든 문제를 배움으로 돌파한다. 하지만 그녀는 문득 자신이 공부하고 배워 왔던 것들이 무용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내가 ‘배움 덕분에’ 성공할 줄 알았지 ‘배움 때문에’ 길을 잃고 이렇게 오랫동안 방황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삶의 모든 장면들을 배우는 자세로 대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정말이지 큰 착각이자 어마어마한 착오였다.
그토록 믿어 왔던 ‘배움’이 태주에게 등을 돌리던 그 순간, 태주는 그제야 자신이 알아야 할 것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가늠하게 된다.
작가 소개
엄태주: 교육 앞에서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원에서 교육사회학을 공부하던 중 NGO 단체에 들어가 상근활동가로 근무했다. 졸업 후에는 교육기업, 스타트업에서 청소년들의 진로진학 탐색을 돕는 연구원으로 일했고 이후 프리랜서 강사로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만나 꿈을 찾고 이루어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 왔다. 그렇게 대학 졸업 후 15년간 일곱 개의 직업을 거쳐 지금은 여덟 번째 직업, 쓰는 사람에 머무르고 있다. 글을 쓴 책으로 『세상의 모든 ㅂ들을 위하여』가 있다.